우주 시스템 개발 모델

인공위성이나 우주 발사체 등의 커다란 통합 시스템을 개발함에 있어서 모든 구성품들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만들어지고

모든 성능이 예상한 대로 발휘되어 한 번만에 모든 개발 과정이 완료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전 세계의 엔지니어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봐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늘이 도운 것인지 이 세계는 인간에게 그정도의 완벽함을 주지는 않은 모양이다.

개발 현장에 계신 분이나 뭐든 좋으니 무언가를 '개발' 해야하는 자리에 계신 분들은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이 들어가는지 익히 알고 계실 것이다.

거의 모든 개발 과정이 그렇듯이 인공위성이나 우주 발사체와 같은 우주 시스템들도 그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가 겉으로 보는 우주 시스템들은 마치 단 하나가 만들어져서 우주로 쏘아올려지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수 많은 '개발 모델'이라는 것들이 우주로 올라가야할 자신의 동생들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

개발 모델의 종류를 언급하는 용어에는 산업 분야마다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인공위성에 한해서 소개해 본다.

'Structural Thermal Model'

줄여서 STM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구조-열 모델'은 개발 모델 중에서도 비교적 초기에 제작되는 녀석이다.

이녀석의 목적은 구조적인 안정성과 인공위성의 열적인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모델로서,

실제 구성품의 질량 특성(무게 중심, 관성 모멘트)을 가지는 단순한 모양의 금속 블럭으로 실제 구성품을 대체하고

열 설계에서 도출된 표면 처리 등 만을 적용하여 아주 단순하게 모델을 제작하게 된다.

'Engineering Model'

줄여서 EM이라고 부르는 '엔지니어링 모델'(딱히 번역된 용어가 없는 듯 하다;)은 인공위성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품들이

'제대로 동작을 하게'만들어지는 공식적인 최초의 모델이다. (가끔 학생 수준에서 EM 이전에 Proto-Model이라는 것을 만드는 곳도 있다.)

이 모델에 사용되는 모든 서브 시스템들은 설계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작되지만

거기에 사용되는 기초적인 부품들은 꼭 실제로 우주에 나갈 부품과 동일한 것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같은 부품이라도 Space Grade나 MIL Grade가 아닌 상용 부품으로도 일단 OK이다.

이 EM을 이용하여 후에 ETB(Electrical Test Bed)라는 것을 구성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다음에 따로 설명하도록 하자.

'Qualification Model'

줄여서 QM이라고 부르는 '인증 모델'은 실제로 우주에 나갈 녀석과 완벽하게 똑같이 만들어야 한다.

왜 그런고 하니... 이녀석을 이용하여 우주에 나갈 녀석이 우주에서 제대로 동작할 것인지 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차례에 걸친 우주 환경보다 더 심한 환경에 노출되며 혹사를 당한 이녀석은... 장렬히 전사한 것으로 취급한다..

이유는 실제 보다 심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성능 저하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국 실컷 검사는 자기가 다 하고 우주에는 딴놈을 보낸다. 아마 개발 모델 중에 제일 불쌍한 것은 QM일 것이다.

'Flight Model'

줄여서 FM, 그리고 대망의 '비행 모델'.. 이녀석이 바로 실제로 우주에 나갈,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게 될 그녀석이다.

이 녀석은 QM에 비해서는 비교적 완화된 환경으로 시험을 수행한 후 우주에 나갈 채비를 한다.

모든 구성품과 모든 성능이 갖춰진 완성품인 것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STM-EM-QM-FM이 가장 일반적인 인공위성의 개발 모델의 예이다.

하지만 많은 인공위성을 개발하면서 고정된 플랫폼을 가지게 된 미국이나 유럽의 상용 통신위성 등의 경우에는

곧바로 FM을 제작하기도 한다. 그들이야 수십년 경험으로 어떻게 해야 안정적으로 동작할지 다 알고

실제 사용된 기술들이 우주에서 적절히 작동한다는 것을 실례로써 검증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을 개발은 해야 하겠는데 시간과 예산이 부족한 경우(바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위의 개발 모델 중에서 적절한 부분을 생략하고 목적을 통합함으로써 단순화된 개발 모델을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EM과 QM을 하나로 합하여 EQM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고

EM 이후에 곧바로 FM을 제작하면서 첫 FM을 PFM(Proto Flight Model)로 정의하여

QM보다는 약하고 FM보다는 심한 환경에서 시험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포스트는 참... 이미지가 전혀 없어서 삭막해 보이길래... 아래에 하나를 첨부한다.

한국항공대학교 우주시스템연구실에서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나노급 인공위성(아직 발사는 못했다) KAUSAT-2이다.

           
            <KAUSAT-2 STM>                                             <KAUSAT-2 PFM>

by 아일턴 | 2008/12/03 22:56 | 우주 저 너머로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ayrton94.egloos.com/tb/121289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Leonardo at 2008/12/24 05:33
크기가 감이 잘(?) 안 잡히지만 꽤나 작아보이는군요. 다른 위성 올라갈때 꼽사리+_+로 올라가기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아일턴 at 2008/12/24 08:37
하핫, 정확하십니다.
KAUSAT-2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30cm 정도이지요.
발사할 때는 실제로 다른 위성 옆에 끼여서 올라가게 될겁니다.
Commented by Leonardo at 2008/12/24 18:31
예전에 우리별이였는지 조그만한 위성이 꼽사리로 올라갔단 이야길 들은적이 있어서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