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간 탐사선 내던지기 - Swingby



위의 이미지는 2004년에 토성에 도달한 Cassini-Huygens 토성 탐사선이 토성에 도착하기 위해 거친 경로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만 보면 이 탐사선은 지구로부터 토성까지의 최단 거리를 단숨에 주파하지 않고

멀리 멀리 뱅뱅 돌아서 6년만에 토성에 당도하게 된다.

이 행성간 탐사선은 어째서 직선 거리로도 한 없이 멀리 느껴지는 우주 공간을 유유자적하며 둘러가는 걸까?

그 이유는 위의 이미지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것 처럼 swingby라는 것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swingby는 Gravitational Slingshot 또는 flyby라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 핵심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탐사선을 원하는 행성까지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 당신의 손에 공이 하나 들려있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땅 위에 서 있고, 이 공을 머리 위로 던지려고 한다.

이 때 약하게 던진다면 얼마 가지 못해 다시 땅으로 떨어질 것이고 강하게 던진다면 더 높이 올라갈 것이다.

그 공이 당신의 손을 떠날 때 가지고 있는 속도, 그 속도가 클 수록 점점 더 높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이 공을 10km 고도로, 또는 달을 향해, 더 멀리 화성이나 목성으로 똑바로 보내고 싶다면

거리가 먼 만큼 점점 더 빠르게 공을 던져야 할 것이다.

인간의 팔힘으로는 절대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주 발사체가 생겨났고 그것을 이용하여

우주 비행체들을 지구 궤도로, 달로, 화성으로 쏘아 보냈다.

하지만 우주 비행체의 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발사체와 같은 추진 기관이 필요하고 더불어 연료가 필요하다.

더 높은 속도를 위해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해야할 것이고 따라서 탑재되는 연료량이 많아지면서

우주 비행체의 무게 또한 추진 기관의 무게와 연료의 무게 때문에 점점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무거워진 우주 비행체를 지구에서 쏘아올리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우주 발사체에 더 높은 추력과

더 많은 연료를 또 요구하게 되고 우주 비행체와 발사체에서 추가로 요구되는 연료는 또한 공짜가 아니다....

달이나 화성까지는 어떻게 한 번에 보낼 수 있었지만 그 이후에 있는 목성은 다시 생각해 봐야했다.

지구 공전 궤도에서 목성 공전 궤도까지의 직선 거리는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의 약 8배....

이젠 연료에 드는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그만한 연료를 탑재할 수 있는 우주 비행체와 발사체의 구현 가능성 부터가 의심이 된다.

탐사선을 목성까지 다이렉트로 날려보낸다는 생각은 애초에 접어야만 했던 것이다.

행성간 탐사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고

우리가 한 번에 날려주지 못한다면 태양계에 널려있는 행성들의 도움을 받아보자는 결론에 이른다.

행성을 이용한 우주 비행체의 가속 기술, 이것이 바로 Swingby이다.


이제 Swingby의 핵심 개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살펴보자.

이 블로그에서는 기술적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수식이나 문자는 사용하지 않고 싶었지만

이 경우에는 다소 식을 사용하는 것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될거라 판단해서 몇 가지 수식을 사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덧셈, 뺄샘과 간단한 문자 몇개 정도이니 문과 출신이더라도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길 부탁드린다.

Swingby는 기본적으로 행성이 가지고 있는 중력을 이용한다.


위의 그림 1에서 당신은 축B위에 서있다. 이 때, 공A가 당신이 보기에 v+u라는 속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하자.

축B에는 글러브가 달린 일종의 막대가 설치되어 있고 공A는 막대의 글러브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곧 이어 공은 글러브 속으로 들어가고 공이 가진 속도에 의해 막대가 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막대가 처음 위치의 정 반대 방향에 도달했을 때 막대는 멈추고 글러브는 방향을 틀어 공을 놓아준다.

전체의 과정에서 공이 움직이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는 전혀 힘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글러브를 빠져나가서 당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공의 속력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v+u일 것이며 단지 방향만 반대가 되었다.

이  결과에 오류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였다면 다음으로 넘어가자.

당신이 위의 과정을 목격하고 있는 동안 축B가 아닌 다른 곳에 서 있는 당신의 친구가 같은 과정을 동시에 목격하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당신이 서 있었던 축은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u라는 속도로 왼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보기에 v+u의 속력으로 접근하고 있던 공은 친구가 보기에는 v의 속도로 당신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글러브를 빠져나가는 공의 속력은 어떻게 되겠는가?

친구가 보기에 글러브를  빠져나가는 공은 v+2u의 속도로 왼쪽을 향해야 

당신이 보기에 v+u의 속도로 멀어지고 있는 결과와 잘 맞아떨어질 것이다.

즉, 친구가 보기에는 v의 속도로 움직이던 공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니 2u가 늘어난 v+2u로 가속이 되어버렸다!!!!

여러가지로 조악하고 간편한 설명을 위해 무시한 것도 있지만 swingby의 기본 개념은 이것과 거의 같다.

여기서 축B가 임의의 행성이고 글러브가 달린 막대가 행성의 중력 역할을 한다.

swingby를 이용함으로써 행성 자신이 공전하는 속도를 더해 탐사선을 다시 던져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연료도 소모하지 않고.


여기서는 탐사선의 가속을 위주로 설명을 했지만 꼭 가속이 아니라 궤적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 swingby를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초로 swingby를 사용한 탐사선은 금성과 수성 탐사선 Mariner 10호이고

이 탐사선은 금성에서 swingby를 통해 수성 궤도로 진입할 수 있게 이동 방향을 조정하였다.



그 이후로도 화성 밖을 목표로하는 탐사선들은 거의 예외없이 swingby를 이용하여 행성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를 얻었고

swingby를 수행하면서 접근한 행성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탐사를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도 할 수 있다.



p.s. swingby의 개념 설명에 있어서 운동량 보존의 법칙을 위배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해명하자면 실제 행성을 이용한 swingby에서 탐사선의 속도가 변하는 만큼 행성의 공전 속도도 느려져 운동량은 보존된다.

하지만 운동량 측면에서 탐사선의 질량은 행성의 질량에 비하면 거의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탐사선에 의한 행성의 공전 속도 변화 또한 거의 변화가 없다.

이 점을 고려하여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개념 설명을 한 것이니 오해 없기 바란다.

by 아일턴 | 2009/01/18 18:43 | 우주 저 너머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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