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서의 깃발들에 대한 단상 단상

90년대 학생운동이 변질되어 무너지고, 그 이후로 집회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시민들이 대규모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제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미선 효순양 촛불집회나 작년의 쇠고기 관련 집회, 이번의 용산 참사 집회를 통하면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관심과 생각의 표현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중요 사안에 대한 대규모 집회가 열릴 때 마다 다양한 매체에서 보내는 그 현장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각종 단체들에서 집회에 참석하여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듯이 하늘 높게 솟은 깃발들입니다.

각종 대학교 학생회 연합을 비롯하여 여러 시민 단체의 깃발들이 집회의 곳곳에 서 있는데

그들은 왜 자신들의 깃발을 가지고 참석해야만 해야 했을 까요?

단지 같은 생각을 가진 '시민'으로서 그 자리에 있었으면 안되는 걸까요?

그러한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수 십가지 깃발들이 집회 장소에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그 집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시민들이 같은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서로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단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선동하여 집회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한 개개인의 의지가 모여서 거대한 주장의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무런 깃발 없이 광장에 모인 1만명의 사람들과, 수 많은 단체에서 깃발을 앞세우고 모인 1만명의 사람들...

저는 전자가 더 객관적인 시민들의 시각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단체가 자신들의 존재를 어필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자신들의 주장이 실제로 편협하지 않은 공정한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좀 더 적절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깃발들은 두고 서로가 그저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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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두서없이 살짝 취기가 도는 가운데 쓰는 내용이라... 여러 블로거님들의 질타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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