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호 이야기 - 신전개!

"누구십니..."

쿵!

나는 현관문을 열려고 했었지만 미처 다 열리기도 전에 무언가 묵직한 것이 문에 부딪히는 듯 한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내 눈 높이에는 아무 것도 없다. 뭐냐, 또 무슨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질 징조냐!

"흐...후에..."

여인의 목소리는 아래에서 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선을 내려 문 아래쪽을 바라보자 비로소 방금 들린 충돌음의 정체를 알 수있었다. 왠 묘령의 여인이 복도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트윈 테일의 검은 머리에 도수가 높아보이는 안경. 원래는 괜찮은지를 먼저 물어봐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정신이 아니다. 그러니까... 누구시지요?

"아니.. 그게.. 저...."

말을 더듬는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했을때 인간이 가장 빈번하게 보여주는 반응이고 나와 시선을 마주치치 못하고 눈동자를 여기저기로 굴리는 것은 또한 말할 것도 없이 당황한 사람의 전형적인 행동이니 나의 등장 자체가 이 낭자에게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나는 수업 중에 선생님께 지적받아 얼떨결에 전혀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에 대답해야할 의무를 지게된 학생처럼 우물대고 있는 이 아낙을 참을성 있게 기다릴 참이었고 그 동안에 마침 그녀가 품에 안고 있는 무언가의 식물 같은 것의 정체가 무엇일지에 대해서 몇 가지 가설을 세워보기로 했다. 인삼인가 만년삼인가 아니면 전설 속에나 존재할만한 식물인가... 그러고 보니약간 술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한데.

그 때, 그 정체불명의 식물이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버둥대기 시작하더니 제 발로 낭자의 품 안을 뛰쳐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계속 이런 저런 가설을 세우며 심도 있는 고민을 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엣.. 안돼, 잠깐!"

그녀의 목소리는 허공에 메아리쳤고 분명히 식물로 보이지만 자신이 동충하초라도 되는양 뛰어대는 이녀석은 미쳐 반응하지 못한 내 다리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가 당당하게 내 방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이젠 놀랍지도 않다. 이런 탈지구적인 상황은. 그리고 곧 이어 방안에서 괴상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끼핫! 뭐야 이녀석은! 저리가지 못해? 달라붙지마! 기분나빠! 어딜 기어들어오는 거야! 흐.. 흐에에에에에에~!"

뒷부분의 반응이 가장 신경쓰이는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을 때 눈에 보인 것은 자신이 방의 기물이라도 되는 것 처럼 여전히 무표정으로 그 자리에 가만히고정되어 있는 리딘과 방금 내 다리 사이를 빠져나간 식물인지 동물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그 무언가와 뒤엉켜 바닥을 뒹굴고 있는토끼 아가씨였다. 바닥에 눈만 쌓이면 굉장히 유명한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리 유쾌한 러브 스토리가아니다. 나는 리딘을 바라보았다.

".............."

이럴 때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좀 알아서 설명을 해다오. 네 행동을 내가 일일이 지시하고 다닐 순 없는거 아니냐.


"제가 가진 정보에 의하면 변칙 유기 생명체에 달라붙은 저 물체는 '만드라고라'라고 불리는 지구의 마법 식물인 것으로 보입니다.그 중에서도 펄스 형태의 전자기파를 흡수할 수 있는 희귀한 종입니다만... 변칙 유기 생명체가 방출하는 전자기파에 능동 반응하고 있는 것 같군요."

이런 비일상적인 물체에 대한 정보도 있는거냐... 네가 가진 정보도 가끔은 도움이 될 때가 있는 모양이군.

"아아, 죄송해요. 이럴려고 했던게 아닌데..."

뒤따라 들어온 아가씨가 상당히 난처해하며 연신 사과를 한다. 보자.. 그러보 보니 305호 입주자이신 '시오'님이었던가? 자세히 보니 생각난다. 지나다니다 먼발치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으니. 뭐, 급작스런 가택 침입이야 관대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이고 지금 열심히 피해를 당하고 있는 쪽도 저랑은 그닥 관련이 없을 녀석이니 그렇게 사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꽤 재미있는 걸 가지고 계시는군요. 과연, 빛의 탑에서 거주하려면 이런 아이템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건가요?

"아, 네. 뭐, 여러가지로 사건이 많은 곳이니까요, 3층은."

"으에에에~~ 누가 이녀석좀 떼어내줘~~!"

아, 잊을 뻔 했다. 그래그래 알았다구. 안그래도 네 목소리가 시끄러워지려는 참이었으니 내가 친히 도와주도록 하지. 잠깐만 기다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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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세 밀릴 뻔 했습니다... 고로 완전 날림으로 한편... 이걸 이제 어떻게 수습하지....ㅠ_ㅠ

이글루스 가든 - 100인의 이누이 - 이글루스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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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일턴 | 2009/04/26 13:03 | 이글루스 빌라 406호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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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あしタ, 天氣ニなぁレ : 40.. at 2009/05/26 10:10

... ....." 그리고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아일턴 님이 나오신 거예요..ㅠㅠㅠㅠㅠ" "그리고는 저 만드라고라가 토끼귀 녀석에게 들러붙은 것이군요." ※ [406호 이야기 - 신전개! 편 참조] 아일턴 님과 저, 시오와 아리따운 리딘 양(인생은 편애)과 만디만디만만디라고하는 이름의 만드라고라는 리딘 양이 접대한 차를 마시면서 한숨 돌렸습니다 ... more

Commented by 시오 at 2009/04/26 20:52
...어엄 제가 등장한 건 좋은데... 대체 제 만드라고라는 어떻게 생긴걸까요..^^;; 걷기도 하고 들러붙기도하고.... 아무튼 등장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리딘 양이랑 놀 수 있겠네요>_<

............저도 슬슬 집세를 내지 않으면orz
Commented by 아일턴 at 2009/04/26 20:53
약간 뚱뚱한 인삼... 같은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할 셈입니다 하하핫.
그런데 만드라고라의 이름은 정하셨나요?
Commented by 시오 at 2009/04/26 20:55
내일 빌려준 타블렛 받으니까 그려볼까나요..
실은 저, 그 녀석, FSS 7권에 등장하는 코볼트 같은 외모로 설정할까 했었답니다...
이름은 원래 만만디입니다만... 바꿀까 말까 하는 참인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highseek at 2009/04/27 12:11
Commented by 아일턴 at 2009/04/27 12:46
흐아아.. 괴기스러운데요... 좀 귀여운 녀석으로...쿨럭
Commented by Leonardo at 2009/04/27 01:00
전자기파를 대량으로 흡수하면 만드라고라가 커진다던지? 하는 일도 가능하겠네요.
Commented by 아일턴 at 2009/04/27 08:35
그런 설정도 재밌겠는데요 ^^; 시오님이 검토해 주셔야...
Commented by 시오 at 2009/04/27 10:12
좋은 설정이네요. 커져서 뚱뚱한 인삼이 날씬한 미녀로 자란다 이런 설정이 저는 좋아요.
Commented by 아일턴 at 2009/04/27 12:47
그러면.. 이 토끼 아가씨가 '먹이'가 되는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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