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으로 로켓엔진을 만들다 우주 저 너머로

V2를 시작으로 한 현대적인 로켓이 세상에 처음 나온지도 어언 70년이 지났고, 그 간 비약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류의 우주로의 접근성은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고 몇몇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긴 합니다만) 많이 나아졌습니다. 70여년 전의 첨단 기술이었을 로켓엔진은 이제는 첨단이라고 하기엔 약간 부끄러운 기술이 되었지만 여전히 극한기술로서 많은 로켓 엔지니어들의 골머리를 아프게하는 1등 공신이지요. 극저온의 추진제, 충분한 질량유량을 얻기 위한 고압환경, 강력한 연소반응에 의한 고온 등, 조금만 수틀리면 다 부셔버리겠다는 의지를 철철 뿜어내는 살벌한 녀석이 바로 로켓엔진입니다.

그래서 3D 프린팅으로 로켓엔진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3D 프린팅이란 것이 전통적인 제작 방식에 비해 이점을 가진다지만, 사용되는 소재의 특성이 전통적인 금속만큼 고온/고압을 잘 견뎌줄 것인가가 문제거든요. 3D 프린터용으로 공급되는 소재의 특성이 전통적인 것 보다 좋지 못해서 더 많은 양을 써야한다면 그로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이 제작 공정상의 이점을 덮어버릴 수도 있는 문제니까요. 

하지만 최근 수 년간 NASA와 SpaceX에서 연구를 통해 실용 가능한 수준으로 3D 프린팅을 이용한 로켓 엔진 제작에 성공했습니다. SpaceX는 Falcon 발사체에 사용되는 Merlin 1D엔진의 주 산화제 밸브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더니, 얼마 전에 공개한 Dragon Version 2에 사용되는 SuperDraco 엔진에 이르러서는 3D 프린팅만으로 제작된 첫 로켓엔진이라는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추력이 약 7.3톤 정도이니 현재 우리나라에서 KSLV-II의 상단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로켓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네요. 

SpaceX’s SuperDraco engine testing in Texas [Photo credit: NASA, SpaceX]

SuperDraco 엔진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가압식 엔진입니다만, NASA에서는 터보펌프 방식의 엔진까지 3D 프린팅으로 제작하려고 연구중이기도 하죠. 75%정도의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여 작년 12월에는 연소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관련링크는 여기로~


이 엔진의 추력은 약 9톤 정도. Atlas 발사체 시리즈의 상단 엔진으로 사용되는 LR10 엔진이 대략 10톤 정도의 추력을 가지고 잇으니 좀더 기술이 성숙되면 3D 프린팅 만으로 제작된 로켓 엔진을 발사체 상단의 메인 엔진으로 사용하게 되는 날도 머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p.s. 우주 카테고리에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봅니다. 

덧글

  • 천하귀남 2016/08/23 12:07 # 답글

    티타늄이나 텅스텐등은 미세분말을 레이저로 녹여 3D프린팅 소결하는 쪽도 일반적인 절삭이나 용접에 비해 나름 장점이 있다 들었는데 재료와 목적에 따라 이미 3D프린팅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된것같습니다.
  • 아일턴 2016/08/23 13:51 #

    점점 3D 프린팅이 활용되는 산업군이 넓어지겠죠. 설계/제작 공정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게되지 않을까 합니다.
  • eggry 2016/08/23 12:46 # 답글

    3D 프린팅을 하면 지오메트리적으로 이전엔 실현 불가능했던 형태가 가능해질테니 효율도 좋아지겠네요.
  • 아일턴 2016/08/23 13:53 #

    그렇죠. 로켓 엔진의 인젝터 같은 경우에 이전에는 기계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공정상의 복잡도 때문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거나 했던 구조를 채택하여 더 나은 연소 특성을 얻을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 로리 2016/08/23 13:22 # 답글

    정말로 부럽긴 합니다.
  • 아일턴 2016/08/23 13:54 #

    우리나라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ㅎㅎ
  • 대범한 에스키모 2016/08/23 13:59 # 답글

    휴....
    이번엔 어떤 외계인이 ㅜㅜㅜㅜㅜ
  • 아일턴 2016/08/23 14:09 #

    외계인들은 지구 근처를 잘 못 지나가면 큰일날 것 같아요. 인텔이든 NASA든 잡아다가 고문을 해대니 ㅎㅎ
  • 은이 2016/08/23 14:23 # 답글

    저정도 열, 압력 환경에서 굴리는걸 3D프린터로..덜덜덜..
    한때 회사 전체가 다 달라 붙어서 공돌이를 갈아 만들던 프로토 타입을 집에서 만드는 시대가 왔군요!?
    물론 집 이름이 나사.. 쯤 되야 되지만..ㅇ_ㅇ
  • 아일턴 2016/08/23 15:06 #

    나사가 그 집좀 분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아니면 임대라도...
  • 로리 2016/08/23 17:40 # 답글

    금속 3D 프린팅이 최대 문제가 결국 내부 기포 문제이니깐... 저쪽 산업이 크면 비파괴 검사 산업이 클것 같기도 합니다.,
  • 아일턴 2016/08/24 02:04 #

    하나의 변화가 일으키는 물결이 여기저기로 퍼져나갈 것 같습니다.
  • 2016/08/24 20:4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혹시 2016/08/23 18:09 # 삭제 답글

    종사하는 직종이
    항공 우주 쪽 이신가요?
  • 아일턴 2016/08/24 02:05 #

    한 때는 그랬었던 것 같았는데 ㅎㅎ 지금은 그냥 취미입니다.
  • 풍신 2016/08/23 23:27 # 답글

    읽자마자 내구도 괜찮은가 싶었는데, 로켓 엔진이 버틴다면 정말 대단한거네요.
  • 아일턴 2016/08/24 02:07 #

    아직 추력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작은 연소압입니다만, 그래도 대단한 일이죠. 나중에 3D 프린팅으로 수십톤짜리 추력을 내는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우와 2016/08/27 00:27 # 삭제 답글

    3D 프린터 특성상 저런 건 무리라고 생각했었는데 해냈군요. 관련 산업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 같습니다.

    PS : 외계인 지못미.
  • 아일턴 2016/08/29 08:57 #

    기술은 발전하고 외계인들의 수명은 자꾸만 줄어드는군요 ㅎㅎ
  • 함부르거 2016/08/30 16:33 # 답글

    로켓 엔진이 가능할 정도면 3D 프린팅이 불가능한 기계 같은 건 없다고 봐도 되겠네요. 저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산업계에 그야말로 혁명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아니 이미 일어나고 있는 중인가...
  • 아일턴 2016/08/31 09:45 #

    우주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부터 많은 기술들이 우주 쪽으로 흡수되어 뻥튀기 된 다음 다시 밖으로 스핀 오프 되었지요. 3D 프린팅 기술과 그 소재 기술도 곧 활발히 사용될 날이 올 겁니다.
  • Eric 2016/09/14 15:47 # 삭제 답글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
    만약 3D 프린팅이 우주 산업에도 적용 될 수 있다면, 우주선 대량생산도 현실화될 것 같네요... 눈부신 발전이 전망되네요
  • 아일턴 2016/09/19 10:15 #

    제작 공정 단축으로 단가 하락까지 노릴 수 있으니 아무래도 비싼 우주 발사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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